(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한국은행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 스텝’(Big Step)을 밟으면서 금리 인상 불확실성을 해소한 데다 미국 은행주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제주은행은 전 거래일 대비 22.08%(1020원) 오른 564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거래량도 488만6689주로, 15일(137만527주)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제주은행의 모회사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Issue‧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금융주 전반적으로 상승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제주은행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제주은행은 주가가 5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기술적으로 반등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4대 금융지주도 모두 웃었다. 리딩뱅크(Leading bank·선두 금융사)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는 전일 대비 4.77%(2100원) 4만6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서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5.91%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5.17% ▲신한금융 +3.74% 등이 모두 주가가 뛰었다.
지방금융지주와 인터넷 은행도 빨간불을 켰다. BNK금융지주(회장 김지완닫기김지완기사 모아보기)는 전일 대비 4.33%(27원) 높아진 6510원에 장을 끝냈고, DGB금융지주(회장 김태오닫기김태오기사 모아보기)와 JB금융지주(회장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도 각각 3.13%, 2.57% 올랐다. 인터넷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피에 상장돼있는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Daniel) 역시 2.34%(700원) 상승한 3만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모처럼 투자자들을 기분 좋게 했다.
증권주 역시 상승세에 올라탔다. 올해 2분기 실적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거시적 경제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회장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주가는 전일 대비 6.89%(3900원) 오른 6만500원에 문 닫았다.
이어서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7.54%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7.33%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6.40%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6.10%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5.59% △유안타증권(대표 궈밍쩡) +5.38%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4.82% △한양증권(대표 임재택닫기임재택기사 모아보기) +3.92%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이창근) +3.78%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 +3.53%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 +3.31%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 +2.80%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 +2.74% △이베스트투자증권(대표 김원규) +2.62%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 +2.48%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1.52%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 +0.54% 등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금융주 주가가 훨훨 난 이유엔 기준금리 인상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한국은행(총재 이창용)은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도 있지만, 최근 미국 은행주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것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각) 씨티그룹(Citigroup Inc.‧대표 제인 프레이저)은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웃돌면서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5.84% 상승 마감했다.
미국 경제‧금융 전문 TV 채널 CNBC(Consumer News and Business Channel)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61억9000만달러·주당 2.85달러) 대비 27% 줄어든 45억5000만달러(주당 2.19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시장 예상치인 주당 1.68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 영업수익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77억5000만달러보다 11% 늘어난 196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82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는 “어려운 거시·지정학적 환경에서도 씨티그룹은 탄탄한 실적을 냈다”며 “유동성과 신용 질, 유보금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한 시기를 견딜 수 있는 강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은행(Wells Fargo Bank·대표 찰스 샤프) 또한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6% 이상 상승했다. 웰스파고는 미래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5억8000만달러가량 적립했다고 밝혔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분석가(Analyst)는 “한국의 은행권도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이자 이익 증가와 대손 부담 확대가 예상되는데, 주요국 대비 주가 하락 폭이 큰 만큼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시 주가 반등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은행주와 함께 코스피(KOSPI‧국내 종합주가지수)도 2% 가까이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0%(44.27p) 증가한 2375.25에 장을 마치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9일 2377.99를 찍은 뒤 13거래일 만에 최고치이자 2370선을 탈환한 것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4%(19.50p) 높은 2350.48로 문 열어 상승 폭을 키웠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각각 4274억원, 2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가 633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현재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유지 중이다. 해당 기간 총 1조2898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6.09%)과 양방향 미디어·서비스(+5.34%), 증권(+4.84%)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전기제품(-0.86%), 제약(-0.42%), 담배(-0.12%) 등은 소폭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7개 종목 주가가 뛰었다. ‘대장주’ 삼성전자(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는 전 거래일 대비 3.17%(1900원) 오른 6만1900원에 장을 끝내면서 ‘7만전자’를 향해 갔다. 전 거래일에서 4.35% 뛴 데 이어 이틀째 급등세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4.20%(2300원) 상승한 5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어서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곽노정) +2.33% ▲네이버(대표 최수연) +6.71%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 +1.09% ▲LG화학(대표 신학철) +0.59% ▲기아(대표 최준영‧송호성) +1.26% ▲카카오(대표 남궁훈) +3.85% 등이 미소 지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은 전일 대비 1.75%(7000원) 하락한 39만3000원에 마치면서 웃을 수 없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와 삼성SDI(대표 최윤호)도 각각 0.86%, 0.36% 떨어진 채 문 닫았다.
코스피 상승 요인으론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완화가 거론된다.
최근 발표된 6월 소매 판매 지표는 전월보다 1.0%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고,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태도지수(CSI·Consumer Survey Index)도 51.1로 역대 최저치인 지난달 50.0보다 소폭 개선됐다.
아울러 미시간대가 집계한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은 5.2%로 전월의 5.3%보다 낮아졌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8%로 전달의 3.1%에서 내렸다.
이러한 영향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100bp(1bp=0.01%p) 금리 인상 전망도 약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 기금(FF·Fed Funds rate)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금리를 100bp 올릴 가능성은 7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대신 75bp 인상 가능성이 70% 수준으로 우세해졌다.
물가를 잡기 위한 큰 폭의 금리 인상보다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작은 발걸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시장 평가다. 경제 침체 가능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전 거래일 뉴욕 증시도 2%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지수는 전 거래일(762.39)보다 1.88%(14.33p) 증가한 776.7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13억원, 20억원어치 물량을 던졌고, 기관은 189억원어치를 받아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혼조세였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기)는 전 거래일 대비 1.13%(800원) 낮아진 6만9700원에 종료됐다. 이어서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 -1.52% ▲HLB(대표 진양곤·김동건) -5.14% ▲알테오젠(대표 박순재) -1.69% ▲씨젠(대표 천종윤) -1.51% 등이 파란 불을 켰다.
반대로 △엘앤에프(대표 최수안) +1.16%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 +1.42% △펄어비스(대표 허진영) +1.35%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 +0.39% △천보(대표 서자원·이상율) +0.04% △스튜디오드래곤(대표 김영규·김제현) +0.82% 등은 웃으면서 코스닥 지수를 상승시켰다.
이날 하루 동안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6조9918억3300만원, 코스닥 시장 5조7175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6.1)보다 8.7원 내린 1317.4원에 장을 종료했다. 전날 13여 년 만에 1320원을 돌파한 뒤 외국인 코스피 매수세와 맞물리면서 상승세가 진정된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두나무 대표 이석우)에서 1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은 오후 5시 32분 기준으로 291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에 비해 5% 넘게 상승한 상태다. 같은 시각 빗썸(대표 이재원)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2914만7000원이다.
시가총액 규모 2위 이더리움(ETH·Ethereum) 가격은 업비트와 빗썸에서 각각 7%가량 상승한 192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위험 자산 선호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도 올랐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7bp 증가한 연 3.212%에 장을 마감했다. 10년 물 금리는 연 2.8bp 오른 3.270%에 마쳤고, 5년 물과 2년 물 역시 각각 1.1bp, 0.7bp 높아진 연 3.282%, 연 3.189%에 종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분석가는 “물가 부담과 통화 긴축 확대, 경기 침체 우려 증폭 등 악재의 순환고리가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안도 심리가 유입됐다”며 “달러 강세 압력 완화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우호적인 투자 여건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