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은 원격 근무의 한 형태로,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병행하는 일 또는 제도를 일컫는다.
국립국어원은 ‘워케이션’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휴가지 원격 근무’를 권장한다. 본래 뜻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는 워케이션 근무가 가능합니다’라는 표현을 ‘우리 회사는 휴가지 원격 근무가 가능합니다’로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제주도는 휴가지 원격 근무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27개 기업에서 30명이 참가했는데, 참여자 모두 재방문 의사를 밝힐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제 잡코리아가 지난해 말 직장인을 대상으로 ‘휴가지 원격 근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에 85.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회사에서도 휴가지 원격 근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휴가지 원격 근무에 대해 조사한 결과 63.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요소에 대해선 ‘복지 향상’이 98%로 가장 높았고, ▲직원 삶의 질 개선(92.3%) ▲직무 만족도 증대(84.6%) ▲생산성 향상(61.5%)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휴가지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대표 기업 중 하나는 ‘네이버’다. 네이버는 7월부터 강원도 춘천과 일본 도쿄 등에서 휴가지 원격 근무 제도를 시행한다. 매주 신청받아 추천을 통해 당첨된 직원 10명은 우선 춘천 연수원으로 4박 5일 휴가지 원격 근무를 시작한다.
도쿄 베이스캠프의 경우 일본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 시작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도 원격 근무 지역을 한국 시간 기준 시차 4시간 이내 해외로 확대한다. 해외 원격 근무는 최대 90일까지 허용된다.
일본은 물론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몰디브, 괌, 뉴질랜드, 사이판, 호주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
숙박 플랫폼 야놀자도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임직원이 강원도 평창에서 머물며 일할 수 있는 휴가지 원격 근무 기간을 도입했다. 지난 5월에는 강원도 동해와 전남 여수에서 2주간의 휴가지 원격 근무 프로그램을 추가로 진행한 바 있다.
에어비앤비와 클룩 등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들도 휴가지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보니 휴가지 원격 근무 정착이 다른 기업들보다 쉬운 편이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이 놀라운 창의성과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직원들이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는 것을 정말 즐겁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룩은 직원들이 개인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도 근무일 기준 최대 30일 동안 전 세계 어디서나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이 세계 여행을 통해 새로운 열정과 영감을 되찾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캐리 쉑 클룩 P&C 부문 부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현재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모색하고 있다”며 “클룩은 책상에 얽매인 브랜드가 되기보다 직원 모두가 여행자로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여행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