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문장(사장).


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일본 브랜드인 샤프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2013년 1분기(1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위는 점유율 56.8%를 기록한 애플이 차지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소니·샤프의 점유율에 밀리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까지만 해도 일본 시장 내 점유율 14.8%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2014년 처음으로 점유율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뒤 지난 2017년 반한 감정으로 점유율 3.8%까지 점유율이 감소하는 등 고전을 겪었다.
이에 삼성은 반한 감정 등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삼성을 빼고 ‘갤럭시’ 브랜드만 내세웠다. 전 세계 갤럭시 판매 국가 중 ‘삼성’ 로고가 빠진 것은 일본이 유일하다. 또 가성비를 내세운 샤오미·화웨이·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확대하고 있어 일본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일본에서 점유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점유율은 갤럭시S21 시리즈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3, 중저가 휴대전화기인 갤럭시A52 판매도 상승세를 이끌었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 4월부터 일본 시장에 판매돼 이번 집계에선 제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5G 전환이 과정에서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 온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 이어 또 다른 한국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중국에서도 점유율 상승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일본보다 더 험난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일본과 달리 중국에서는 점유율 1%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제조사 중 4개(비보·오포·아너·샤오미)가 중국 기업이다. 3위인 애플만이 해외 제조사다. 삼성전자는 ‘기타(3.5%)’에 포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에 못 미치는 점유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2019년 1%대를 기록한 뒤 3년간 점유율 회복이 어렵게 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종희 부회장 직속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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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위해 중고 보상 매입 서비스 ‘싱후이거우(스타 바이백)’를 실시했다. 사용 중이던 갤럭시폰을 반납하면 평균 중고 시세보다 약 20%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은 스마트폰 판매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기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자들은 보상 매입을 통해 신제품 기기값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곧 ‘락인(Lock in)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모두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 자국 브랜드 선호 등으로 단기간 점유율 회복이 어렵다”라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해 갤럭시Z플립3 출시 효과를 본 만큼 올해도 갤럭시Z플립4의 판매량이 확대된다면, 향후 회복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