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인 대표 체제의 DB저축은행은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나가며 순항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기반으로 체질을 변화시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용대출 사업의 안정적 진입과 모기지 사업 확대 등 외형 성장을 위한 동력을 갖췄다. 올해는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이뤄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체질을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40여년간 DB그룹의 저축은행과 손보, 증권, 캐피탈 업무를 두루 거친 ‘동부맨’이다. DB그룹 내 모든 금융 계열사를 거친만큼 네트워크가 풍부하다.
동부그룹과의 인연은 지난 1981년 동부건설에 입사한 후부터 시작됐다. 1985년 DB손해보험(구 동부화재보험)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지난 1991년 DB금융투자(구 동부증권), 2007년 DB저축은행을 거쳤다.
특히 과거 저축은행 상무 시절 그는 영업을 전담하며 주식매입자금대출(스타론)을 도입할 때 주축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DB저축은행 부사장으로 승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뒤 2013년 DB캐피탈(구 동부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20년 10월 DB저축은행 수장으로 발탁됐다.
지난해 윤 대표는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는 ‘합격점’ 이었다. 총자산은 1조8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08%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46억원으로 92.10%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DB저축은행의 2021년 결산 공시에 따르면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이자)은 1.00%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bp(1bp=0.01%) 올랐다. ROA는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순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4.20%에서 7.70%로 350bp 상승했다. ROE는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준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개선된 것도 DB저축은행의 지난 2021년 실적 견인에 한 몫 했다. 총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전년 대비 40bp 하락한 1.40%를 기록했다. NPL비율은 낮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것을 나타내며 8% 이하면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NPL커버리지 비율은 150%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00bp 올라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나타냈다. NPL커비리지 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액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에 대한 완충능력이 높다. 연체율은 2020년과 같은 수준인 1.90%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장에 유동성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증권시장 호황도 유가증권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DB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 총계는 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작년 대출자산도 늘었다. 2021년 대출채권 잔액은 1조346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87% 증가했다. 이 중 기업대출은 8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6%, 가계대출은 3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5% 증가했다.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이자수익은 692억원으로 지난 2020년 대비 9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은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9% 올랐다. 영업이익은 2020년 90억원에서 2021년 169억원으로 86% 증가했다.
DB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개인신용대출팀 론칭과 모바일 뱅킹 업그레이드, IT 인프라 고도화 등 병행 투자를 진행했다”며 “25~30억원을 들여 투자함과 동시에 건전성도 개선해 나가며 나름대로 이익을 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금융 담당 조직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개인금융본부와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했다. 이전 개편 전까지 금융 관련 조직은 기업금융본부와 자산운용팀이 전부였다.
이번 본부 신설은 수익성 중심의 자산성장과 수익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재편이다. 종합금융본부는 채권상품을 주력으로 담당하고 개인금융본부는 개인금융 상품 판매를 맡는 식이다.
DB저축은행의 핵심사업인 부동산 담보대출 외에 기업대출 취급 범위를 확대하고, 개인금융 상품 판매를 활성화 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첫 선보인 신용대출은 올 연말까지 1000억원 내외 규모로 확대한다. 신용평가모형(CSS) 시스템 구축과 대출 업무 자동화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또 경영지원본부 산하의 자산운용팀은 본부격으로 키운다.
DB저축은행의 수익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수수료 수익과 자산운용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윤 대표는 올해 IT 인프라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금융회사의 기본”이라며 “새로운 영업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확대는 저축은행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올해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혁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수신부문은 디지털 채널 중심의 성장에 집중하고 특히 모바일 예금 확대를 위해 노력해 달라”며 “개인대출 부문은 빅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더욱 확대해 신규로 도입한 신용대출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윤 대표는 2021년 초에 신설한 디지털 BIZ팀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판매 채널을 늘려 여수신 상품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핀테크 기업 핀다,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었으며 올해는 이런 업체들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윤 대표는 신년사에서 “금리인상 기조와 테이퍼링,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 대내외적으로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이 위기의 대상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하며 올해 DB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건전성 제고에 대한 그의 의지를 피력했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심사역을 육성한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겠다는 포부다.
윤 대표는 올해 ‘조직 경쟁력 확보’를 언급하며 조직원들의 자기역량 개발 독려에 앞장선다. 지난해 2월 신설한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통해 복지제도 개선을 도모한다.
지난 2월 첫 출연을 마쳤으며, 제수당 제도의 개편 등을 통해 우수인력을 대우하고 육성하는 여건도 조성한다. 또 올해부터 자기개발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연간 120만원의 지원금도 지급한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