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엔젠바이오가 DTC 유전자 검사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사진 = KT
특히 5G 상용화에 따라 IoT(Internet Of Things : 사물인터넷)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통신, IT, 자동차 업계 대표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 편집자주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인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접촉을 통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폰에 개인의 혈당 수치, 혈압, 심전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별도의 장비 없이 자신이 쓰던 디바이스를 활용해 건강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신의 식단 정보, 운동 반경, 생활 등을 데이터로 남겨둘 수 있어 이를 활용한 산업들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00조원에서 오는 2026년까지 6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능정보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건강관리 효율성 증대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게 그들의 의견이다.
통신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IT 기술을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를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은 통신은 물론 AI·빅데이터·클라우드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디지털 전환이 늦은 의료업계와 협력을 이어간다면, 의료 산업의 혁신은 물론 통신사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분사해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신설했다. 이들은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인 지니너스와 인간 유전체 분석 알고리즘 개발 및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베르티스에 15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다. 베르티스는 혈액을 AI 분석을 통해 질병 여부를 조기에 분석할 수 있는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베르티스는 SK텔레콤과 함께 진단 서비스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8 DNA’도 선보였다. 고객이 검사 키트에 검체(침)를 채취해 보내면, 약 2주 후 유전자 검사 결과와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체외진단장비를 개발하는 나노엔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의료 영상 분석업체인 이스라엘 나녹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KT는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목적사업에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바이오 정보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는 CEO 직속 조직인 미래가치TF에 디지털&바이오헬스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한국노바티스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디지털 전환이 더딘 의료분야를 ICT 기술로 혁신한다면 의료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어지자, KT는 미국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AI 기반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또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 인구 이동 인력과 독감 유전체 검사 데이터, 독감 유행지역을 분석해 독감 확산 경로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LG유플러스는 다가올 고령화 시대를 고려해 노인 돌봄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노인성 질환인 ‘치매’ 예방에 중점을 두고 엠쓰리솔루션과 예방·관리 서비스를 개발했다. PC, 스마트패드, 키오스크,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하는 비대면 인지 재활 프로그램 ‘베러코그’를 개발해 전국 70여 개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또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테라젠바이오와 유전체 검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테라젠바이오는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암 백신 개발·생체정보 데이터 플랫폼·인공지능 활용 신약 개발 지원 등을 수행하는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이들은 유전체 검사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헬스케어 데이터를 결집해 맞춤형 솔루션과 서비스 매칭을 고도화하는 데 협력한다. 또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DTC 유전체검사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차별화된 신규 건강관리 서비스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다.
DTC 유전체 검사 서비스는 소비자가 의료기관이 아닌 검사기관에 직접 검체를 보내 유전자 검사 등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으로 검사키트를 구매하고 구강 상피세포를 직접 채취해 검사기관에 발송하면 2주 후 검사 결과가 전달된다. 테라젠바이오의 DTC 유전체 검사는 2020년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DTC 인증제 시범사업’에서 국내 최다인 70개 항목을 인증받았다.
테라젠바이오는 영양소·건강·피부·모발 관리 등 6개 테마와 77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합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로 생활 가이드 및 음식, 운동, 기능성 성분을 추천한다.
특히 남성형·원형 탈모 등 외모 관련 증상과 복부비만, 운동에 대한 체중 감량 효과, 요요 가능성 등을 수치로 표현해 알려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