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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력은 주택사업”…부동산경기 회복세 속 ‘리모델링’ 사업 급부상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1-05-10 10:01

재개발·재건축 대비 적은 사업제약, 대형사들도 속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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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투시도 / 사진=쌍용건설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투시도 / 사진=쌍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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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코로나 쇼크로 난항을 겪던 부동산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사업 확장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합과의 힘겨루기와 정부의 수많은 규제 등으로 사업 제약이 큰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주택 리모델링이 건설사들의 새 캐시카우로 재조명받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못지않은 사업비가 기대되는 프로젝트에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결성해 참여하거나,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새로 구성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등 올해 리모델링 시장이 급부상하는 추세다.

5월 주택사업경기 실사지수, HBSI 전망 / 자료=주택산업연구원

5월 주택사업경기 실사지수, HBSI 전망 / 자료=주택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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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규제완화 기조에 주택경기 활성화 기대감

주택산업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5월 들어 101.2를 기록하며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선을 상회했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인 건설업체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주산연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중심의 낙관적인 주택사업경기 전망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방의 비규제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방 공공택지 추가 지정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전국 주택사업경기 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정부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주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용적률·층수 등의 규제는 물론 기부채납과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등도 완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복귀한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노선 역시 시장에 기대감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만이 서울 아파트 공급의 유일한 길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같은 규제완화 훈풍에 건설사들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환영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사업을 아무리 확장한다고 해도 결국 영업 마진이 큰 것은 주택사업”이라며, “민간이냐 공공이냐에 따라 차이는 많이 나겠지만 결과적으로 일감 자체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향후 건설 경기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재개발·재건축 진행 어려운 사업장이나 중견 건설사, 틈새시장이던 리모델링에 주목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금이 주택사업에 집중할 가장 좋은 시기인 것은 맞지만 대형사들도 국내로 리턴하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하나의 사업장에도 정부와 조합, 건설사 등 이해관계가 수도 없이 얽혀있어 기대만큼 빠른 회복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 바로 리모델링 시장이다.

리모델링은 건물의 기본적인 형태는 그대로 둔 채로 인테리어나 구조 등을 수선하여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재건축은 준공 이후 30년이 넘은 건물에 대해 시행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15년이 넘은 건물에 적용할 수 있어 사업 제한이 작은 편이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재건축보다 낮은 66.7% 수준이다. 기본 골자가 남아있기 때문에 공사비도 재건축보다 적게 들 수 있다. 임대공급 의무도 없으며,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라는 점에서 조합의 선호도도 확보하기 용이하다.

다만 리모델링은 이처럼 문턱이 낮다보니 군소 건설업체들이 질 낮은 재료와 자질로 시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유독물질이 함유된 페인트나 날림 시공으로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리모델링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폐단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드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속속 진출하며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심화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던 대형 건설사들이 ‘박리다매’를 위해 리모델링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들 역시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조합설립인가 완료 및 조합창립총회 예정 단지 포함)는 2019년 12월 말 37곳(2만3935가구)에서 작년 12월 말 54곳(4만551가구)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락쌍용1차 아파트 단지 전경

가락쌍용1차 아파트 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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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억 규모 리모델링 단지까지? 재개발 못지않은 리모델링의 세계

국내 리모델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건설사로는 쌍용건설이 대표적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14개 단지 1만1000가구(약 1조5000억 원)의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초 쌍용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손잡고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367번지에 위치한 25층 12개동 1,568가구 규모의 광명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철산한신아파트는 광명시 최초의 리모델링 단지인 동시에, 공사비만 약 4,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리모델링 최대어로 통했다.

그런가하면 쌍용건설은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해당 사업은 쌍용건설을 필두로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 등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3층∼지상 24층 14개동 2064가구가 지하 5층∼지상 27층 14개동 2373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며, 예상 공사비 8000억 원 가량의 대형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리모델링 시장의 발전 속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속속 신설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실 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해 역량강화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용인 수지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공동 수주하는 등 신분야 수주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3월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도시정비사업실에 ‘리모델링사업팀’를 신설해 리모델링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리모델링사업팀은 △사업파트 △기술⋅견적파트 △설계⋅상품파트 등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됐으며, 총 17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배치됐다. 이들은 연간 3~5천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주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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