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입찰을 앞두고 여지없이 헤지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을 하락시킨 가운데 이날은 입찰 후 저가매수 등을 가늠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 국채 발행물량 규모가 한 단계 더 커지면서 입찰을 전후해 가격 하락과 반등이 반복되는 일이 잦다.
특히 10-3년 스프레드가 100bp 근처로 확대돼 갔지만, 저가매수는 잘 붙지 않았다. 이달 국고30년 입찰 규모는 전달에 비해 0.2조원 늘어난 3.5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가격 반등의 한계를 보면서 수급 부담이 레벨 메리트를 압도하는 것 아니냐는 진단들도 엿보였다. 다만 전반적으로 금리 레인지 인식은 강한 편이며, 입찰 당일의 가격 회복 탄력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선호가 부각됐다.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으나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습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도, 브라질 등 세계 경제에 영향이 큰 신흥국의 코로나 재확산에 주목했다. 특히 인도의 일일 확진자가 40만명 수준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3천명을 넘어서자 긴장했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약 40년만의 최고치인 72.1로 뛰어올랐다. 3월 개인소비지출(PCE)은 4.2% 늘어나 예상치인 4.0%를 웃돌았다. 개인소득은 현금지급 등으로 전월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테이퍼링 논의 필요성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카플란 총재는 금융시장 불균형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부양책 축소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월 FOMC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 내에서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금융시장의 과열 등이 이어지면 계속해서 연준 내에서 테이퍼링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카플란은 연준 멤버들 중 매파에 속한다.
■ 美금리 1.6%대 초반 향해 레벨 낮춰...주가지수는 하락
미국채 시장은 30일 위험자산선호의 후퇴, 월말 리밸런싱 수요 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는 1.6%대 초반을 향해 내려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74bp 하락한 1.6233%, 국채30년물은 1.00bp 떨어진 2.292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01bp 오른 0.1564%, 국채5년물은 1.75bp 떨어진 0.8445%를 나타냈다.
뉴욕 주식시장은 기업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사상최고치 경신에 따른 지수 레벨 부담, 인도의 코로나 확산세 등으로 하락했다.
아마존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했지만, 최근 지수 상승에 따른 레벨 부담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185.51p(0.54%) 하락한 33,874.85, S&P500은 30.30p(0.72%) 떨어진 4,181.1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19.86p(0.85%) 떨어진 13,962.68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인도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원유를 수입하는 인도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최고치를 경신하자 수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WTI 6월물은 전일보다 1.43달러(2.2%) 하라간 63.58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1.31달러(1.9%) 하락한 67.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가치는 크게 뛰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는 가운데 위험선호가 후퇴하자 크게 뛰었다.
달러인덱스는 0.7% 상승한 91.263 수준으로 올라갔다.
■ 외국인 선물 매매 주시
최근 장기물 금리 오름폭이 커진 데는 외국인 선물 매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주 후반이 되면 주 초반의 국채 입찰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 매도 공세를 펴자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외국인은 금요일 10년 국채선물을 5,159계약, 3년 선물을 3,958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장기선물 매도에 화력을 집중하자 저가매수세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3년 스프레드가 100bp 근처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외국인 매도세에 시장이 저가매수 지점을 잡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금리시장이 지난 3월의 패닉성 장세에서 벗어나 레인지 등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심리가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외국인 선물매매에 큰 영향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민주당 당 대표 선출...계속해서 손실보상 관련 논의 등 관심
주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표로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세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박빙 승부를 펼친 가운데 송 의원은 친문 핵심이 홍영표 후보를 0.5%p 차이로 누르고 간신히 당 대표에 당선됐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손실보상 문제에 대해선 세 명의 후보 모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송 의원은 그간 4번의 손실 보상 중 전국민 지원이 1번이었던 점에 대해 "전국민 지원을 2번 했어야 옳다"면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또 "봉건제 시대에도 소출이 떨어지면 소작료를 깎아준다"는 말로 손실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송 의원은 손실 보상에서 배제됐던 여행업 등에 대한 보상의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손실보상 대상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보다 넓은 범위의 보상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민주당 대다수의 의원들이 손실보상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여당 대표가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추경 규모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