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수수료 차감 후 수익률 비교. / 사진 = 금융소비자연맹
12일 금융소비자연맹이 18개 생명보험사가 공시한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수수료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18%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이 지난 10년 동안 매년 적립금의 1.75%를 운용 수수료로 가져 갔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수수료율을 빼고 남은 실질적인 수익률은 마이너스라는 주장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져 일부 상품의 경우 은행 정기예금 이율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연금저축은 소득세법에 따라 연간 300만원 또는 400만원 한도 내에서 연간 납입액의 13.2% 또는 16.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많은 근로자들이 가입하고 있는 상품이다. 연금저축의 가입기간은 최소 15년 이상 유지되어야 하나,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재산상의 손실 없이 다른 취급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다.
18개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연금저축 과거 1년간 평균 수익률은 1.67%, 3년간 평균 수익률은 1.13%, 5년간 평균 수익률은 1.33%, 과거 7년 1.25%, 과거 10년간은 1.18%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금소연은 설명했다.
여기서 보험사들에 공제하는 연평균 수수료를 차감하면, 1년 평균 수익률은 0.42%, 3년 평균은 –0.51%, 5년 평균은 –0.05%, 7년 평균은 –0.40%, 10년 평균은 –0.57%로 계약자들이 낸 돈 보다 오히려 적립금이 줄어드는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보면 하나생명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이 –0.74%로 최저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수료율은 6.98%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했다. 교보라이프 플래닛도 연 –0.4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렸지만, 수수료는 3.18%의 고액의 수수료를 부과해 연 –3.61%씩 적립금이 오히려 줄었다. NH농협생명은 –1.26%, IBK연금보험은 –0.70%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세제혜택이 많아 서민들의 노후준비 수단으로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저조한 실적에 적립금이 줄어드는 손해를 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수탁기관을 변경하는 등 노후연금 준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공시된 연금저축 상품 수익률은 수수료율 등을 모두 반영해 최종 산출한 수치다"며 "이같은 연금저축 상품 수익률에서 다시 수수료를 차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