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통해 ‘라면 신화’를 쓰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이 기록한 실적은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무려 42% 성장한 모습이다.
이는 붉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 광군제 등 해외 마케팅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흥행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영업익 40% 돌파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2% 가까이 껑충 뛰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70% 이상 증가했다. 중국 등 해외사업이 호조를 띤 덕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83억437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41.91% 증가했다.
매출은 5435억8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8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8년 353억원보다 70.05% 뛴 600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이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작년에 20% 증가했다”며 “해외사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업은 내수보다 마케팅 비용이 덜 든다”며 “비용 절감 효과가 영업이익으로 연결된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중국 광군제 시기 삼양식품의 알리바바 홍보 이미지. 사진 =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내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5435억원 중 수출액은 약 273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것.
지난해 2, 3분기 연속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에도 중국에서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11일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하루 4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 자사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중국 내 삼양식품의 하루 평균 온라인 매출액(2억원)의 22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삼양식품의 수출 공신은 불닭 브랜드다.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불닭 브랜드는 전체 수출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도전(fire noodle challenge)’ 열풍이 불면서 해외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전 세계에 불닭볶음면을 먹어보는 유행이 퍼지면서 불닭볶음면은 출시 7년 만인 지난해 상반기 누적 매출 1조원, 판매량 18억개를 돌파했다.
동남아시아도 중국 다음으로 수출 규모가 큰 시장이다.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5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2018년 760억원으로 12배 이상 늘었고, 2019년 850억원 으로 성장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수출이 내수 매출을 앞설 경우, 창사 이래 첫 기록이 된다. 식품업계 전체에서는 오리온에 이어 두 번째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의 초코파이 인기로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60%를 넘고 있다.
앞으로 삼양식품의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최근 2년간 최대 수출 지역인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강화해 해외 매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지에 넓은 유통망과 마케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와 협업해 1선 도시에서 3,4선 도시로, 소규모 마켓에서 대형마트, 편의점으로 판매지역과 채널을 빠르게 확대했다.
또한 불닭브랜드 면 제품 외에 불닭소스, 불닭떡볶이 등 간편식으로 제품군을 다양화 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 30년 만에 경남 밀양에 신공장 설립
삼양식품이 해외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 새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새 공장을 짓는 것은 지난 1989년 원주 공장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3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 공장을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식품업계가 수출 물량을 만들기 위해 국내에 신공장을 짓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삼양식품은 현재 전북 익산과 강원도 원주 등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다. 익산공장에서 국내용을, 원주공장에선 수출용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수요가 밀려들어 원주 공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제3공장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유통망 강화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그동안 생산 능력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
수출 효자 상품인 불닭볶음면은 2015년 300억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2016년 930억, 2017년 2,05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73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밀양은 부산항과 인접해 물류비가 기존 대비 50% 절감되는 등 수출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는 게 삼양식품 측 설명이다.
이를 활용해 신공장의 생산 품목을 수출용 제품으로 구성하고 생산라인을 자동화함으로써 해외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공장 설립으로 15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의 협력업체와도 거래해 지역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