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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事色②] 미술품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기사입력 : 2020-01-08 17:55 최종수정 : 2020-01-09 14:06

어떤 작품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물어온다. 여유 돈 3-4천 있는데 손해 보지 않을 작품으로 추천해 달라고 한다. ‘세상에, 손해안 볼 투자가 어디 있는가. 그것을 안다면 나는 이미 빌딩을 사고 남았을 것이다,’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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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投資)란 말 그대로 이익을 얻기 위해 돈이나 시간을 던지는 일이다. 결과에 대한 믿음으로 움직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미술시장도 그러하다. 스스로 믿고 했다가는 잘해야 본전이고 웬만하면 손해다. 본인의 눈이나 미래에 대한 감지 능력이 떨어 진다기 보다는 작품 활동을 중도에 그만두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술투자의 관점과 조건에 따라 다른 선택이 필요한 영역이다.

쉽고도 어려운 투자가 미술품이다. 주식으로 친다면 삼성이나 엘지와 같이 안정된 미술품도 있다. 하지만 오를 대로 올라 투자 수익이 낮다. 미술시장에는 상장(上場)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검증의 과정에 오랜 시간과 경험이 소요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투자에는 실패가 없다.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매매가 사라질 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미술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1, 눈에 든 그림을 멀리하라.

미술품을 처음 구매할 때 맘에 드는 작품을 사게 되어있다. 내 돈 써서 내가 사는데 내 맘에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벽면을 장식할 요량이라면 그리하여도 되지만 투자를 생각한다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한 그림이더라도 참아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쁘고 편안한 그림은 이미 익숙한 이미지 일 가능성이 높다.

미식가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이가 아니라 처음 본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미술품 애호가가 되기 위해서는 낯설고 불편한 상태를 즐겨야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것도 불편하고, 미술품을 바라보는 것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처음본 그림 또한 눈이 불편하다.

2, 3개월 할부정도에 눈높이를 맞춰라.

처음 미술품 구매에 관심을 두는 이들은 얼마짜리를 사야하는지를 물어온다. 미술품이 투자의 대상이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면 자신이 즐기는 종류와 형식을 알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기호를 찾아내기 전에는 많은 돈을 소요해서는 안 된다. 실패 후 경제적 출혈도 문제지만 그것보다는 긴 호흡으로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형성되는 자연스러움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으로 미리 지치는 일은 최소화 하여야 한다.

삼성주식 엘지주식이 안전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비싸다. 미술시장도 그러하다. 안정하고 환금성 높은 작품은 이미 기 천만원이 넘는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이라면 3개월 할부해서 감당할 정도의 작품에 눈높이를 맞춰라. 3개월 할부 금액은 사람마다 다르다. 3개월 할부정도의 금액으로 미술시장을 배우자.

3. 갤러리스트와 친해져라.

그들은 전문가다. 그에게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인간적으로 친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이 지나면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나 작품을 제작한 미술가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이 올랐는지 거래는 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궁금해지게 된다. 술이 만사(萬事)튼튼 일수도 있기 때문에 술을 못마시더라도 분위기에 친숙해져야 한다. 취중진담이 쏠쏠하다.

4. 화랑에 소속이나 전속된 화가의 작품에 관심을 두자.

화랑에는 그 화랑과 친숙한 미술가들이 있다. 화랑과 코드가 맞거나 작품이 잘 팔리거나 하면 화랑에서는 그 미술가의 신상(身上)을 그냥두지 않는다. 어떤 경우라도 관리하거나 관계를 돈독히 하기위해 노력한다. 미술품 구매의 초보라면 화랑에서 관심을 두는 예술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여러 화랑 중에 서너곳에서 같은 화가의 작품이 발견된다면 더욱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젊은 화가의 작품의 가격이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두지는 않지만 최소한 예술가로서 어느 정도의 활동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것만은 믿고 있다.

5. 투자를 원한다면 장식용으로 구매하지 말라.

앞서 눈에든 그림을 주의하라는 것에 이어지는 말이다. 아트페어나 미술품 거래가 활발한 곳에서 ‘소파 색에 맞는 그림’을 구매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큰 집으로 이사한 후 큰 맘먹고 소파를 위한 미술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술투자를 생각한다면 몹시 주의해야할 일이다.

6. 미술 감상(鑑賞)은 보고 느끼는 감상(感想)이 아니라 즐기며 평가하는 감상(鑑賞)이다.

‘작품설명 좀 해 줘.’라는 말에 ‘보고 느끼면 돼.’라는 말이 돌아오기 십상이다. 뭘 보고 느끼란 말인가. 그림에 숨겨진 이야기나 예술가의 정신이나 철학을 이해하는 수준은 되어야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미술투자에 대한 쉽고도 어려운 팁이다. 네이버에 등장하는 감상평은 그들의 몫이라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감상(鑑賞)에 대한 사전적 의미 그대로 내가 봤으니 내가 평가하는 방식이 옳다. 모른다고 하지 말고 그냥 맘대로 즐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7. 작품보다 예술가를 먼저 보자.

싸게 구매하였건 비싸게 구입하였건 상관없이 돈이 들었다면 든 돈만큼 본전 생각한다. 그냥 좋아서 구매하였더라도 백만원 이백만원이면 원금 생각은 당연한 일이다. 주식에서 깡통은 회사가 망한 것과 비슷하게 미술시장에서 깡통은 명성을 얻기도 전에 예술 활동을 포기한 이의 작품이다. 미술가입네 이름만 걸어놓고 예술 활동 하지 않는 이도 깡통이다. 잘 골라야 한다. 구매하고 싶은 작품을 발견하였다면 최근 3년간의 약력을 살펴보자. 개인전이 9회를 넘어가고 3년 동안 여타 전시를 합해 100회가 넘는다면 죽을 때까지 예술가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작품도 중요하지만 검증 되지 않았을 때는 사람이 먼저다.

8. 그래도 즐겁게 즐기자.

돈도 중요하고 투자도 중요하다. 그래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즐기고 있다는 것은 잊어먹지 말아야 한다. 즐기지 못하면 오류에 빠지기 싶고 오류는 곧 돈을 먹는다. 즐긴 만큼 생각이 넓어진다. 그래서 예술을 즐기자.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거기에는 즐거움이 있다.

권순익, 적연(積硏)_틈, 캔버스에 아크릴.흑연, 95×76.5㎝, 2019, 750만원오정석, 먼지가 되는 나, 캔버스에 아크릴. 자개, 97×130㎝, 2019, 600만원박시유, 고흐의 ‘해 떠오르는 밀밭’, 캔버스에 아크릴, 91×91㎝, 2018, 500만원

권순익, 적연(積硏)_틈, 캔버스에 아크릴.흑연, 95×76.5㎝, 2019, 750만원오정석, 먼지가 되는 나, 캔버스에 아크릴. 자개, 97×130㎝, 2019, 600만원박시유, 고흐의 ‘해 떠오르는 밀밭’, 캔버스에 아크릴, 91×91㎝, 2018,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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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2019년에 조망되었던 작품들이다. 권순익의 <적연(積硏)_틈>은 제목 그대로 쌓아올리고(積) 문질러서(硏) 형성된 작품이이다. 아크릴물감을 조심스럽게 한겹 한겹 쌓고, 흑연을 문질러서 부피를 만든다. 시간과 공간이 삭제된 상태에서 인간을 포함한 사물과 사물과의 관계성을 이야기 한다. 서로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에는 시간과 역사보다는 그의 행적과 흔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찾아간다.

오정석의 <먼지가 되는 나> 또한 권순익의 작품과 유사하다. 광대한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그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만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의 특별성을 이야기 한다. 그 또한 우주의 일부일 뿐이다.

박시유의 <고흐의 ‘해 떠오르는 밀밭’>은 과거와 현재와의 간극이 중요하지 않음을 이야기 한다. 고흐의 밀밭은 그린 다음에 역사성과 시대성을 지금의 것으로 회귀 시킨다. 모든 것을 회색으로 뒤덮는다. 과거와 현재는 찰라의 영역에서 만난다. 다만 그것에 대한 해석을 화가 스스로가 모양을 다듬어 낸다. 그것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는 역설적 상관관계이다.

[박정수의 미술事色②] 미술품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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