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은 일반적으로 국내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규정하지만, 해외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도 일부 대상에 포함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해외 경제 활동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게 될까.
국적보다 거주성에 따라 세금부과
세금은 국가가 부과하는 공적 의무로, 국민이면 누구나 동일한 기준에 따라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세법에서는, 납세자의 국적보다는 ‘거주’ 여부에 따라 납세의무를 구분한다.
거주자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경우다. 주소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나 자산 등 생활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국내에 183일 이상 거주가 필요한 직업이 있거나 국내에 가족이 있고 183일 이상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때도 주소가 국내에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국적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거주 요건이 충족된다면 거주자로 본다. 세법상 거주자에게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등과 같은 세제 혜택이 있는 대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으로 과세 범위가 넓어진다.
이에 거주 기간이 짧은 외국인 거주자의 해외 소득 과세에서 예외를 두기도 한다. 외국인 거주자가 과거 10년 중 국내 거주 기간이 5년 이하이면,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 중 국내에서 지급되거나 국내로 송금된 경우에만 과세한다.
반면, 외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더라도 무조건 비거주자는 아니다. 국외에 근무 또는 거주하면서 외국 국적을 가졌거나 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국내에 가족이나 재산 등이 없고 주로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 비거주자로 판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이 있을 경우
거주자는 국내와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한 납세의무가 있다.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에 대해서는 최종 세금 결정 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이중 과세되지 않는다.
다만, 국내와 해외 소득을 합산했을 때 소득세율 구간이 높아짐으로써 추가 납부할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비거주자는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납세의무가 있다.
또 거주자와 달리 세법 적용에 차이가 있다. 가령 일반 예금에 가입한 경우, 국내 거주자라면 예금 이자에 대해 15.4%의 세금을 차감하고 지급받는다.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소득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비거주자가 받는 예금 이자는 제한세율을 적용한다.
제한세율은 비거주자가 거주하는 국가와 협약된 세율로 일반적으로 국내 원천징수세율보다 낮다. 또 비거주자는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더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다.
비거주자는 본인의 거주 국가에서 세금을 신고하므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납세의무는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해외 금융 계좌 보유 시 신고는 의무
거주자가 해외에 금융 계좌를 보유하면 계좌에 대한 신고의무가 있다. 해외 금융 계좌 잔액이 연중 매월 말일 기준으로 5억원을 초과할 때는 신고 대상이며, 다음 연도 6월 1일부터 30일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소득 신고와 별도로 해외 금융 계좌 신고를 통해 거주자의 해외 재산을 관리하는 것이다. 신고 대상 계좌가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거나 과소 신고하면 미신고 또는 과소 신고한 금액에 최대 20%의 과태료나 벌금 등을 부과한다.
거주 기간이 일정 기간 이하인 거주자는 신고 의무를 면제한다. 국내 거주 기간이 5년 이하인 외국인 거주자거나 재외 국민으로서 신고 대상 연도 종료일부터 1년 이내에 국내 거주 기간이 183일 이하인 경우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