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와 대출을 넘나드는 빅테크(big tech)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감독과 함께, 디지털 신(新)기술 도입에 따른 보안 위협에도 대응해나가고 있다.
◇ 디지털 금융혁신, ‘새 부대’에
금융위는 전자금융 규율 체계를 업종별에서 기능별로 모색하고 지급결제·플랫폼·보안 부문에서 규제 혁신에 힘을 싣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선 오픈뱅킹 법제도화,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도입 등 최근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전자금융 산업 체계와 진입규제, 영업행위 규제를 보다 현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오픈뱅킹은 결제 인프라를 개방하는 것으로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은행권과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다. 오픈뱅킹 첫 단계인 공동 결제시스템은 연말께 전면 본격화 될 예정이다.
오픈뱅킹이 가동되면 모든 핀테크 기업과 은행이 개별 은행과 별도 제휴 없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는 앱 하나로 모든 계좌에서 이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전자금융거래법 개편은 미국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중국 알리바바·텐센트 같은 빅테크 기업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할 때를 대비해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감독 체계를 강구하는 측면도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낡은 금융보안 규제를 정비하고 보안 원칙을 새로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이 여신심사, 신용평가, 보안관제 등 금융분야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AI만 봐도 왜 그리고 어떻게 의사결정에 이르게 됐는지 설명하기 곤란하고 최종판단이 윤리적 기준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보이스피싱, 전자상거래 사기 같은 신종 금융사기도 디지털 혁신기술 발달과 함께 그림자처럼 나타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최근 정보보호의날 기념 특별강연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편 내용이 현재 국회 심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경제 3법’ 개정과 함께 시행되면 정보보호와 금융보안이 완비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통해 마이페이먼트·마이데이터를 비롯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게 되고 디지털 금융혁신은 더욱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신용정보도 클라우드 OK…스몰 라이선스 검토
‘데이터 고속도로’ 기반으로 불리는 금융권 클라우드 이용 확대는 올해 1월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현재 시행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회사 개요, 서비스·상품 정보, 직원 인사정보 같은 비(非)중요정보에 한해서만 클라우드를 이용한 처리가 가능해서 핀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IT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됐던 것을 개선했다.
규정 개정에 따라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개인신용정보, 주민등록번호 같은 고유식별정보 등 중요정보 처리 시스템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국내 소재 클라우드만 우선적으로 시스템 활용이 확대된 만큼 여전히 해외 클라우드 이슈는 지속 검토대상으로 남아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분쟁이나 소비자보호, 감독 관할 등을 고려해 개인신용정보 처리는 국내 소재 클라우드에 한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과 신용정보법 규정에 따라 클라우드 이용 관련 데이터 보호장치도 마련돼 있다. 외부 통신망과 분리·차단돼야 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
중요정보는 암호화 처리하고 클라우드 제공자를 포함 접근 권한이 없는 자는 열람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거래와 상거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변화에도 발맞추고 있다. 법인이나 미성년자는 대리인의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되지 않아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이 제약되고 있어서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 손질에 나섰다.
또 바이오(생체)정보 활용 때 실명확인을 간소화하는 금융실명거래 관련 법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법개정이 이뤄지면 최초 실명확인을 하고 바이오정보를 등록한 계속거래 고객의 경우 영업점에서 주민등록증 없이도 바이오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한 금융위는 전자금융 쪽에서 작고 가벼운 인·허가로 진입을 촉진하는 ‘스몰 라이선스(small licence)’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인·허가 단위를 세분화해서 금융 기능별로 진입 규제를 재편하는 것으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스몰 라이선스 도입방안을 논의에 올릴 예정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