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0조5784억원으로 집계됐다. 협회가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종전 최대는 2007년 11월(10조4850억원)이었다.
외국인들은 국채를 6조6805억원어치, 통안채(통화안정증권)를 3조61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매물을 대거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간 코스피 주식 2조5669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한 지난해 10월(3조9988억원 순매도) 이후 7개 월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인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외환스왑시장에서 스왑레이트가 하락하면서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시장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내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소수의견이 확인되자 금통위 당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1.587%, 1.682%로 마감해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시장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시그널은 아니다는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고채에 기준금리 인하 가격이 반영됐다”며 “7월 금통위서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한은의 고민은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재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채권은 우량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어 대내외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또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