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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쇼크’ 이후 찬바람 불어닥친 가상자산 시장… 비트코인, 2만달러선 붕괴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2-06-19 08:43 최종수정 : 2022-06-19 14:44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보다 72.26% 내려

시총 규모 2위 이더리움도 급락…130만원대

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에 안전자산으로 이동

다만, 가상자산 추가 내림세 없을 거란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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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를 소용돌이에 빠뜨린 ‘루나(LUNA)‧테라USD(UST) 쇼크’가 발생한 지 한 달 반,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이 2만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불어닥쳤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이사 이철집)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를 소용돌이에 빠뜨린 ‘루나(LUNA)‧테라USD(UST) 쇼크’가 발생한 지 한 달 반,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이 2만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불어닥쳤다./사진=통로이미지 주식회사(대표이사 이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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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가상자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이른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다. 4개월 전까지만 해도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나를 달나라로 데려가 주세요)이라는 노래와 함께 미국 프로 풋볼(NFL·National Football League) 챔피언 결정전에 울려 퍼진 가상자산 거래소 ‘이토로’(eToro) 광고는 코인 붕괴의 전주곡이 돼버렸다. 99.9%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를 소용돌이에 빠뜨린 ‘루나(LUNA)‧테라USD(UST) 쇼크’가 발생한 지 한 달 반만이다.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은 2만달러선이 붕괴됐다. 19일 오전 8시 기준으로 현재 1만9189.8달러(2484만9755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시장 플랫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 대비 6.74% 떨어졌다. 지난 15일과 17일 각각 1.90%, 0.28% 반등하기는 했지만 최근 일주일간 하락 폭은 33.03%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6만8990달러(8934만원)와 비교하면 72.18% 내린 수준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가상자산 업계 스트레스가 심화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금융 전문 TV 채널 CNBC(Consumer News and Business Channel) 역시 “가상자산 시장의 대학살”이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규모 2위 이더리움(ETH·Ethereum)도 전일 대비 9.72% 낮아진 978.91달러(126만7689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밖에도 카다노(Cardano)·솔라나(Solana)·도지코인(Dogecoin)·폴카닷(Polkadot) 등 알트코인(Altcoin·비트코인 이외 모든 코인)도 대부분 내림세다. 모두 24시간 전에 비해 7~10% 하락했다. 보유자 익명성과 개인 정보 보호를 특징으로 하는 ‘프라이버시 코인’ 모네로(XMR·Monero)와 지캐시(ZEC·Zcash) 등은 11% 넘게 주저앉았다.

한때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헤지(Hedge·위험 헤지) 수단이라는 의미에서 ‘디지털 금’이라 불리기도 했던 가상자산이 이토록 추락하는 데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이번 폭락세는 ‘루나 쇼크’ 등 가상자산 업계 악재가 연이어 겹친 것과 이에 더해 실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게 만든 것이다.

앞서 권도형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설립한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의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기존에 현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여타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과 달리 자체 발행한 루나로 테라 가치를 증명하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T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자 순식간에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루나와 테라USD가 하락하면서 손실을 본 국내 투자자는 2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코인을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대표는 별일 아니라는 듯 ‘루나 2.0’을 다시 또 발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상장한 루나 2.0 역시 가격이 큰 폭 내림세를 걷고 있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권도형 대표를 상대로 위법 여부 조사에 나섰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SEC가 테라USD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인들이 가상화폐로 기업체나 사업 자금을 대서 수익을 노릴 경우, 해당 가상자산은 미국 증권 규정에 의해 SEC 관할이 될 수 있다.

좋은 실적과 함께 승승장구하던 가상자산 대출 업체 ‘셀시우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는 최근 ‘코인 런’(Bank Run·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해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곳곳에선 셀시우스 파산 얘기가 나왔고, 이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더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셀시우스가 이더리움 기반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더리움 하락에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의 가상자산 대출 업체인 바벨 파이낸스(Babel Finance)도 유동성 압박으로 인해 인출을 중단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헤지펀드(Hedge fund) ‘쓰리 애로우 캐피털’(Three Arrows Capital)이 대규모 손실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4억달러 규모에 청산됐다는 소식도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결국 가상자산 총 시가총액은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 분석 결과 지난해 11월 3조달러에서 현재 9000억달러로 70%가량 감소했다.

실물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 보유로 투자자 심리를 바꾸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전격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밟았다.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이다. 기존 0.50%p만 인상하겠다던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현실화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물가를 낮추기 위한 결의와 수단을 갖고 있다”며 “다음 회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월에 이어 7월 0.75%p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European Central Bank)은 다음 달 기준금리 0.25%p 올리기로 결정했고, 영국과 스위스도 잇따라 기준 금리를 올리며 긴축 대열에 합류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Bank Of England)은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위원회(MPC·Monetary Policy Committee)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렸다. 이는 2009년 1월(1.5%)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위스 중앙은행 역시 15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외환 중개 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선임 시장분석가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을 향한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며 “이러한 이유로 가상자산 거래자들이 비트코인을 낮은 가격에서도 사들이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앞서 루나를 본인의 팔에 새기면서 홍보에 앞장섰던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마이크 노보그래츠(Mike Novogratz) CEO도 이제는 “가상자산 헤지펀드 3분의 2가 파산할 것”이라며 혹한이 더 깊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는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생태계에 극적인 타격을 가하면서 투자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가격이 내려갔다”고 진단했고, 세계 가상자산 업계의 ‘큰 손’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Digital Currency Group) 자회사 ‘제네시스’(Genesis)의 시장 책임자 노엘 애치슨(Noelle Acheson)은 “가격 폭락에 따른 포지션 청산이 많은 청산과 부정적 투자심리를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 가격이 더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Bloomberg)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Bloomberg Intelligence)의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투자분석가(Analyst)는 “비트코인은 2만달러 언저리에서 가격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라며 “과거 2018~2019년 5000달러, 2014~2015년 300달러 선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변동성이 줄어들고,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가상자산이 성숙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전형적 특성”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에서 달까지 치솟을 정도로 가상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희망이 담긴 이토로 광고처럼 ‘크립토 윈터’는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겨울을 견뎌내려면 가상자산 비중을 5% 이내로 가져가면서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만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가상자산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기술의 혁신과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면 ‘투 더 문’ 찬가처럼 일확천금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의 분산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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