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마이데이터 D-50] 은행권 마이데이터 막바지 채비…선점 경쟁 가열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1-11-12 06:00 최종수정 : 2021-11-12 07:01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마이데이터 D-50] 은행권 마이데이터 막바지 채비…선점 경쟁 가열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오는 12월 1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시범 시행을 앞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두고 고객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서는 중이다. 데이터 사업 특성상 서비스 초기에 고객 모으기가 관건이라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경쟁이 과도한 마케팅과 내부 직원 할당 등 출혈·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API 적용 의무화…마이데이터로 맞춤형 자산관리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은 업체는 총 45곳이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광주‧전북‧대구은행 등 지방은행 3곳,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이 본인가를 통과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나 빅테크 기업에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업체들은 데이터와 기술을 융합해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은행 계좌 잔액과 대출 잔액, 카드 사용액, 보험료 납입 내역, 주식투자 현황 및 수익률 등이다.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시행된다. 기존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다른 금융사 고객 정보를 수집할 때 고객 동의 아래 화면에 출력된 개인정보를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으로 제공됐다. 앞으로는 이 방식이 금지되고 별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금융기관이 제3의 업체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API 방식 적용이 의무화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정식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받은 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보안원의 기능적합성 심사와 보안취약점 점검을 받고 신용정보원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까지 마쳐야 한다.

현재까지 금융보안원의 기능적합성 심사와 함께 보안취약점 점검까지 모두 통과한 은행은 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이다. 이 중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CBT에 돌입했다.

모든 조건을 통과한 업체는 오는 12월 1일부터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에 돌입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은행권이 선두 주자로 치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우리·농협·기업은행 등은 다음달 각각 자사 뱅킹 앱을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생활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 시장 선점 마케팅 경쟁 치열…‘락인효과’ 기대

은행권은 마이데이터 고객 유치를 위한 사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상품권부터 최신 휴대폰, 고급 자동차 등 값비싼 경품을 내걸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우리 마이데이터 오픈알림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오픈알림을 신청하는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한다. 친구와 지인에게 이벤트를 공유하는 고객 중 3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80만원 상당의 태블릿 PC를 준다. 또 12월 중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중 1명에게 제네시스 GV60을 제공한다.

기업은행도 오는 30일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전예약 이벤트를 실시한다. 응모 고객 중 총 2만5000명에 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고 연말까지 서비스 가입 후 다른 금융기관의 마이데이터를 1개 이상 연결하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준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초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시장을 선점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정교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을 묶어 두는 이른바 ‘락인효과’를 노리고 있다.

소비자는 개인정보 보호와 편의성 등을 이유로 일부 업체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제한된 인원을 두고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한다.

◇ ‘1인당 3만원’ 제한에도…출혈·과당 경쟁 우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용정보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서비스 가입 대가로 고객들에게 주는 선물이나 경품 가격을 3만원 이하로 제한했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사업자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거나 지나친 광고로 이어져 소비자 편익이 저해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용을 얼마만큼 들여서라도 마이데이터 시장을 비중 있게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어 과당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제한사항 등을 고려해 은행들도 일부 억제된 분위기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추첨형 경품에 대해서는 가액 범위를 전체 대비 평균 제공금액으로 정했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23조 31항 7호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입시키거나 데이터 전송요구권을 행사하게 하기 위해 주는 경제적 이익은 3만원 넘지 않게 돼 있으나, 추첨 등을 통해 제공할 경우 평균 제공금액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고가의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도 경품으로 내걸 수 있는 이유다.

일부 은행의 경우 영업점 직원들에게 마이데이터 관련 실적 할당을 제시하고 있다. 직원 한 명당 일정 수준의 고객을 확보하라는 식이다. 할당이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돼 성과급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직원들이 무리한 영업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과도한 경품 제공과 직원들에게 내려진 할당 등이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은행들에게 자제 권고를 내리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과도한 마케팅, 내부 직원 강제할당 등 시장질서 혼탁 등을 야기할 수 있는 행위는 자제토록 향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